귀, 마치 북채로 북을 치는 것처럼 1
link  관리자   2021-08-29

조는 얼마전 자기 회사에 사다놓은 컴퓨터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가 얼핏 보기에 그것은 기적을 일으키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것은 콘크리트 혼합기같이 엉성한 기계에 불과했다. 컴퓨터에 대한 나의 이러한 평가는 어쩌면 편견일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고도의 소형기술을 대표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조의 몸 어디에도 나의 내부구조같이 아주 작은 공간에 그처럼 많은 것들이 꽉 채워져 있는 곳은 없다.


나는 상당히 큰 도시의 전화사업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전기회로를 갖추고 있다. 나는 또한 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쓰러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일종의 키잡이이기도 하다.


나는 조의 오른쪽 귀인데, 개암알만한 공간에서 이 모든 일을 해내고 있다.


조는 눈을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내 짝과 내가 없다면, 그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운데 고독하게 살아야 하는 비운( 실청은 실명보다 정서저으로 훨씬 더 해롭다)에 빠지게 된다.


조가 나를 단순히 자기 머리 옆에 달려 있는 살덩어리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외이일 뿐이다. 외이는 소리를 모으는 나팔이다. 거기서 길이 2.5cm의 동굴이 비스듬히 고막과 이어지는데, 이 동굴은 꼬부라져 있어서 섬세한 나의 내부구조를 보호하고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서 내부 환경을 아늑하게 유지해 준다.


이 동굴에는 엄청나게 많은 털과 4,000개의 귀지샘들이 있는데 이들은 벌레, 먼지, 그 밖의 다른 잠재적인 유해물들을 잡아내는 일종의 파리잡이 끈끈이 구실을 한다.


귀지는 세균감염을 예방해 주기도 한다.


특히 조가 더러운 물에서 수영을 할 때 귀지가 큰 몫을 한다. (그가 보기 흉한 귀지를 씻어내는 것은 무방하지만, 귀지를 모조리 파내진 말았으면 좋겠다. 내 고막을 다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어차피 내가 또 여분의 귀지를 내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지름이 1cm 정도밖에 안되는 팽팽하게 당겨진 질긴 막인 고막은 소리를 듣는 복잡한 작업이 시작되는 곳이다. 소리를 실어 오는 공기의 파동이 이곳을 때린다. 마치 북채로 북을 치는 것처럼, 속삭임에서 나오는 가녀린 진동으로도 고막을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그 정도는 아주 미세하여 10억분의 1cm밖에 되지 않는다.


이 미세한 자리 이동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의미를 지닌 소리로 변한다.


그 과정을 보려면 내 고막을 거쳐 완두알만한 조의 중이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에 경첩같이 서로 이어진 세 개의 작은 뼈가 있는데, 생김새를 따라 각각 침골, 추골, 등골이라 부른다. 이들은 내 고막의 미세한 운동을 조절하고, 이 운동을 22배로 증폭시켜 등골에 붙어 있는 타원형 창을 통하여 나의 내이로 전달한다.


























당신의 몸 얼마나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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